오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수돗물 음용률 향상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때다.
물을 생산하는 공급자는 최첨단 방식의 정수 처리로 건강한 물을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수도사업자가 생산·공급하는 수돗물은 안전하고 깨끗한 물로 음용시 인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내 수돗물 수질이 마시는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 국민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2년 진행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음용률은 미국 56%, 일본 33.1% 보다 훨씬 낮은 2%에 머물렀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과학적 정보와 달리 국민 신뢰도는 낮다는 점이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는 공급 과정에 대한 불신과 상수원 수질 저하, 녹물 등 이물질 발생 우려가 43%로 가장 높다. 수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32%로 뒤를 따르고, 물의 맛과 냄새에 대한 것 등 기타 다른 사유가 25%다. 대다수가 수질에 대한 불신, 막연한 불안감으로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상수원 수질 문제와 수돗물 맛과 냄새 개선은 생산과 공급과정에서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가지고 있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시설개선 보다는 실시간 수질 정보 제공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수돗물 음용률 증진에 ICT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수돗물 관련 ICT는 물을 저장하는 저수조 탁도, 전기전도도, pH, 잔류염소, 온도 등을 측정하는 계측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데이터화된 수질 정보를 전달하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최근 케이워터는 시범적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 수질 계측기를 설치하고, 여기서 수집된 수질 정보를 고객들의 스마트폰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럽 선진국에서도 왕래가 많은 공원 등 공공장소에 ICT가 결합된 스마트 음수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음수대는 계기판을 통해 물의 다양한 수질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날씨에 따라 마시기에 최적인 물의 온도를 조절하고 제공함으로써 시민에게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 음수대 도입을 검토 중에 있으며, 도입 시 국민의 물 신뢰도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돗물과 네트워크 개념이 융합된 ‘스마트워터 그리드(SWG)’ 사업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수질 정보를 제공하고 스마트 음수대를 시범 운영하는 단계를 넘어 생활 곳곳에 첨단 ICT 융합 차세대 물 관리 인프라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다.
SWG 기술이 국내에 널리 적용되면 다원화된 수원과 공급망, 지능화된 물 관리로 추가적인 물 확보와 물 공급의 안정성이 크게 증대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활 전반의 편의성도 향상돼 보다 나은 국민 삶의 질에 기여할 것이다.
물 산업은 지금까지 단순히 정수 생산시설을 감시하거나 제어하는 정도에서 ICT를 활용해 왔다.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과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5년 세계 물 산업 시장의 규모는 약 834조원으로 추산된다. 우리의 최첨단 ICT를 물 시장과 창조적으로 융합할 때 국가 수자원 안보 확보는 물론, 다양한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물 ICT는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물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물 복지를 증진시키고, 나아가 경제성장에 기여해 미래를 이끌 중요한 기술이다.
서강도 케이워터교육원 교수 skgang@kwat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