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한반도 우주파수꾼, 정지궤도복합위성

미국은 2014년을 영하 53도에 이르는 한파로 시작했다. 필리핀은 연초부터 태풍 ‘링링(ling ling)’에 이은 이상 한파로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웃나라 일본도 45년 만의 폭설로 1000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서는 50도가 넘는 살인적 폭염으로 열사병, 가뭄, 산불 등의 재난을 겪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지구온난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기상현상이 계속되며, 우리나라도 이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효과적인 피해 방지 및 대응을 위해 정확하고 신속한 예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통해 개발한 천리안위성으로부터 평균 15분 단위로 기상 자료를 확보해 한반도 중심의 신속하고 정확도가 향상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국지성 폭우, 이상 한파 등 돌발적인 기상 변화에 대한 예측 요구가 높아져 기상 관측 기능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상청과 더불어 환경부는 2005년부터 지상관측 자료를 활용해 전국 대기오염도를 5단계로 제공(www.airkorea.or.kr)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발 스모그, 미세먼지와 같이 우리나라를 벗어난 지역으로부터 발생된 환경 문제는 지상 관측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적기에 관측해 예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되기 전에 관측과 분석이 가능한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해양수산부, 환경부, 기상청과 함께 한반도 주변 및 동아시아 지역 기상, 환경 및 해양오염의 상시 관측·감시를 위해 정지궤도복합위성 2기를 개발 중으로 현재 운영 중인 천리안위성(2010년 발사)의 후속위성으로 2018년에 발사할 예정이다. 이 중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기상)는 관측채널이 16채널로 늘어나 기상 관측 및 일기 예보 정확도를 상당히 향상시키게 된다. 또 아시아 및 한반도 지역에 대한 관측주기가 5분 이내로 단축돼 지역적으로 단시간에 발생하는 돌발 기상현상의 감시 및 예측도를 향상시킬 것이다. 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환경·해양)의 환경탑재체는 미세먼지, 황사 오염물질 등이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감시와 오염 발생 지역 확인 및 사전 예보 등에 활용되며, 해양탑재체는 실시간 해양환경감시 및 해양의 이산화탄소흡수력 계산 등을 수행함으로써 한반도 및 동아시아지역의 지구온난화 정도와 영향 등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우리 기술로 개발되는 정지궤도복합위성을 통해 통신방송, 지구관측, 항행·항법 등 다양한 서비스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중소형 정지궤도위성 분야의 상용화 개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산업적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궤도복합위성의 이러한 국가적, 공공적 필요성, 높은 산업적 가치, 국민 삶의 질 제고 효과에도 불구하고, 예산 확보 한계로 개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주개발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담아야 추진할 수 있는 거대공공 연구개발 사업이다. 2018년이 되면 미세먼지가 불어닥치기 전에 대비할 수 있고, 폭설과 폭우 등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응원, 정부 및 관계 기관의 사려 깊은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노태수 한국연구재단 우주분야 단장 rotthee@nrf.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