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베넷 시만텍 CEO 전격 경질

시만텍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경질됐다. 지난 2012년 7월 선임된지 1년여 만이다.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이 이유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만텍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스티브 베넷 CEO를 사임시키고 그 대행으로 마이클 브라운 이사를 임시 대표 겸 CEO로 선임했다.

스티브 베넷 시만텍 CEO 전격 경질

다니엘 슐맨 시만텍 회장은 “현재 이사회내 특별 위원회를 구성, 리쿠르팅 전문업체와 함께 후임 CEO를 물색 중”이라며 “2017년 회계연도까지 5%의 수익 성장과 30% 이상의 영업마진 달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만텍의 주수익원은 PC에 번들 제공되는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하지만 출시 PC의 절대량 자체가 급락하고, 보안시장의 주력 무대가 PC에서 모바일로 급변하는 상황에 베넷이 발빠른 대응을 못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에 따라 시만텍의 주가 역시 지난해 15% 하락했다.

조엘 피쉬베인 BMO 캐피탈 애널리스트는 “개인용 컴퓨터와 스토리지 보안 분야에서 시만텍의 실적은 계속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특단의 매각 또는 인수·합병(M&A)이 없는 한, 이사회가 약속하는 5%대 수익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릭 홀랜드 포레스트 리처치 애널리스트 역시 “시만텍은 이미 파이어아이와 팔로알토네트워크, 체크포인트 등 경쟁업체에 네트워크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만텍이 지난 1월 내놓은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PC 번들용 보안제품 부문에서 작년 3분기에만 5%의 수익 감소를 기록했다. 당시 베넷 CEO는 “이는 영업파트의 일부 변경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문지식 없는 영업직원들이 각종 제품을 무차별적으로 취급하던 기존 세일즈 조직을,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해당 품목에 특화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개편했다.

다니엘 이브스 연방준비은행(FRB) 애널리스트는 “베넷은 시만텍 개혁의 핵심인물이었다”며 이번 경질에 놀라움을 표했다. CEO 교체 발표에도 불구, 이날 시만텍의 주가는 6.7% 포인트 급락한 뒤 소폭 반등, 20.91달러로 마감됐다.

베넷 전 CEO는 지난해 임기 3년의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통신자문위원회(NSTAC) 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