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0일 발생한 망장애로 700억원 이상의 요금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망 장애 피해보상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망장애로 수백억원대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통신업계에 ‘망 관리 리스크’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일 발생한 통신장애와 관련해 △직접 피해를 입은 560만명에 장애시간(6시간) 요금분의 10배 보상 △전체 가입고객(2700만명)에 1일분 요금 감액 등 보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3G 54요금제를 기준으로 할 경우 직접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최소 240억원, 전체 가입자에 대한 보상금은 약 470억원으로 총 700억원 이상 피해보상금이 예상된다.
62요금제 가입자가 가장 많은 LTE를 고려하면 보상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011년 망 장애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약 200억원대 보상금을 훌쩍 뛰어 넘는다.
SK텔레콤은 이와 별도로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도 똑같은 수준의 보상을 한다고 덧붙였다.
통신사 망 운영이 경영에 미치는 여파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휴대폰 의존도가 높아지며 트래픽이 폭증한 상황에서 잠깐의 오류나 방심이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표준 매뉴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SK텔레콤은 이번 망장애와 관련해 “시스템 복구는 20여분만에 이루어졌지만 장애시간동안 트래픽이 몰려 이를 순차적으로 해소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통신사 한 엔지니어는 “통상적인 통신사 위기관리 메뉴얼상 가입자확인모듈(HLR) 오류라면 2시간 이내 완전히 복구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20분만에 복구했다고 하지만 완전한 회복까지 6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트래픽은 2009년 400테라바이트(TB)에서 2013년 8월 7만8684TB로 197배 늘었다. 2015년에는 2011년과 비교해 5배, 2020년에는 10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장비보강, 안전장치 강화 등 시스템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나은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당 장비에 대한 보강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장애감지시스템 확대 개편과 시스템 오류에 대비한 안전장치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장비 업계는 단순 용량 확대로는 이 같은 리스크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통신장비업체 한 사장은 “유·무선 네트워크가 IP화 되면서 망이 점점 단순화되고 관리하기 편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트래픽 폭증과 장비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예측하지 못한 사태로 인한 위험도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고 강조했다. 장애 발생 원인이 다양해지면서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이란 경고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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