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와 중국판 ‘트위터’ 시나웨이보의 미국 기업공개(IPO) 소식에 월가가 술렁이고 있다. 공모가로 미뤄볼 때 알리바바의 예상 상장금액은 150억달러(약 16조2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페이스북(160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로 블록버스터급 IPO다. 상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 4억달러(약 4320억원)에 이르니 월가가 흥분할 만하다.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나웨이보도 5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 상장이 예상된다.
두 기업의 IPO 규모도 놀랍지만 세계가 이번 IPO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두 간판 정보기술(IT)기업이 보여준 시대변화다. 바로 ‘창업가’보다 ‘관료’에 가까웠던 중국 IT 산업의 문화적 변화다.
두 기업은 안방인 중국을 벗어나 활동범위를 세계 시장으로 확대하며 스스로의 약점을 부쉈다. 중국 기업의 고질적 약점이던 ‘위험 회피형’ 모델을 버리고 ‘도전적’ 유형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미국 투자매체 마켓와치는 “이번 IPO에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더 독립적이고 위험에 맞서는 문화로 전향한 중국 IT산업의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두 기업의 행보는 국영 기업 중심 산업구조에 칼을 대 경쟁과 도전을 촉진하고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시진핑정부의 의도와도 맞아떨어진다. 중국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19개 민간 기업에 모바일 통신업 허가를 내주며 타깃을 통신업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안전함 대신 ‘도전’과 ‘경쟁’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과감하게 뜯어고쳤다. 사회주의의 약점을 도려내고 세계 자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중국 사회·경제 전반의 개혁과 맞물려 있다. 규제개혁을 준비하는 우리도 배워할 점이다.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중국 IT기업은 급증할 것이다. 첨병 역할은 알리바바가 담당한다. 달라진 기술력에 마인드까지 무장한 중국 기업의 행보가 무섭다. 아시아·미국·유럽의 나약해진 기업가 정신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