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간 외환은행을 어떤 은행으로 만들지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취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외환은행의 영업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영업력 회복을 제시했다. 본연의 경쟁력 제고를 최우선 경영화두로 던진 것이다. 김 행장은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사업 부문에서 이익이 많이 줄고 있다”며 “이 부문 수익증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버전스 전략에 대한 비전도 내놓았다. 외환은행의 외환과 여신, 금융기업 부문 노하우를 하나은행에 전수하고, 하나은행이 강점을 보유한 리테일과 PB사업을 외환은행에 접목해 다양한 결합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하나대투증권, 하나자산신탁 등 IB부문 사업도 연계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외환은행의 자산 배분이 타 은행과 비교해 대기업에 치우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영업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자산 배분)를 조정해 중소기업과 소호(SOHO·자영업) 고객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외환은행 카드부문과 하나SK카드 합병 계획에 대해서 김 행장은 “금융당국에 예비인가가 들어갔지만, 카드 정보유출 사태로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안다”며 “지주와 노조 등과 잘 협의해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도 강화한다. 올해 안으로 인도 첸나이에 지점을, 러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선진국 및 신흥시장,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 미래 성장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 행장은 “해외 네트워크 확대로 글로벌 선두 은행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이 변화에 느린 항공모함으로 비유됐다는 지적에 그는 “직원의 능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외환은행을)민첩한 항공모함으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 행장은 1982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가계와 기업 금융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거쳤으며, 2000년 퇴임한 이갑현 전 행장 이후 14년 만의 내부 출신으로 행장에 올라 안팎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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