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사용자 핫메일 열어봤다" 시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내 기밀 유출자를 찾고자 한 블로거의 핫메일(Hot Mail)을 열어봤다고 시인하면서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존 프랭크 MS마이크로소프 법무 부(副)책임자는 20일(현지시각) "극히 예외적인 행동을 했다"라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블로거의 핫메일 메일함에 들어있는 이메일을 열람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MS가 이 블로거의 메일함을 뒤진 것은 컴퓨터 운영시스템 윈도8의 기밀을 유출한 사람이 이 블로거에게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MS사는 지난 2012년 윈도8이 배포되기 전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윈도 8의 코드를 담은 스크린 화면을 올려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이 블로거는 자신이 윈도8의 기밀을 훔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보내온 것을 그대로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MS는 내부 직원의 소행이 유력하다고 판단, 범인 색출 작업에 들어갔으며 급기야 블로거의 메일계정을 열어보게 된 것이다.

MS의 메일함 열람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MS의 핫메일 서비스 조건은 회사가 이메일과 채팅 등 통신 서비스 계정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구체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게재된 내용을 볼 수 있고 회사 재량으로 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라는 규정이다.

MS는 외부 법무회사와도 법적 문제 등을 심층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조건에 포함됐더라도 공익 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사생활을 침해함으로써 MS는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MS가 광고목적을 위해 사용자의 이메일을 자동 검색한다고 비난한다.

전 MS 직원인 알렉스 킵칼로는 전날 윈도8 코드를 유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킵칼로는 7년간 MS에서 근무했으며 인사고과에서 나쁜 평점을 받은데 앙심을 품고 회사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