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주 네덜란드와 독일을 방문한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 핵안보체제 발전방향을 모색한다. 북핵 위협이 여전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찾는 자리다.
독일 방문을 주목한다. 우리보다 앞서 통일에 성공한 나라다. 동·서독 경제 격차로 발생한 경제, 사회적 통일 후유증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통일대박론’을 내건 박 대통령이 독일 방문에서 새로운 통일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독일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흔들리지 않은 거의 유일한 나라다. 그 힘이 바로 자동차, 기계 등 탄탄한 제조업에서 나왔다. 미국, 일본, EU 각국 정부가 최근 경쟁적으로 제조업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독일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첨단 기술제조업 분야까지 맹추격한 중국 제조업 성장을 이유로 제조업 회의론이 확산된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그러했듯이 어차피 중국에 넘어갈 제조업 주도권이라면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서비스, 금융 산업을 키우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게 나온다. 착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는 우리나라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를 그나마 버티게 해준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과 흑자를 두 산업이 주도했다. 앞으로도 우리 경제를 이끌 산업이다. 무엇보다 미래 기술산업 씨앗이 두 산업에 있다. ICT와 자동차 융합이 미래 기술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야말로 두 분야 모두 강점이 있다. 독일, 일본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으며 일부는 앞선다. 다만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 구조가 약점이다.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최근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할 해법을 제시할 만한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이 글로벌 제조 대기업과 강한 중소기업이,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이 어떻게 앙상블을 이루게 됐는지 그 비결을 현지에서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해 독일이 제조업을 더 발전시키려고 어떤 구상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지 제대로 배워야 한다. 박 대통령 귀국 보따리에 ‘제조업 2.0’ 구상이 담기기를 제조산업계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