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실적은 ‘최악의 1분기’를 지나 2분기에 개선될 전망이지만 각 사별로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실적이 반등하더라도 정부 시장 통제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며 일시적으로 발생한 착시효과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선 1분기 발생한 사고로 추가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 SK텔레콤과 KT는 최근 발생한 망 장애, 개인정보보호 유출 사태와 관련해 2분기부터 이를 보강하기 위한 시스템과 설비 투자를 추가 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창규 KT 회장은 3월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고객정보가 두 차례나 유출됐다는 것은 IT 전문기업을 내세우는 KT로서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가능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보안시스템을 혁신하고 과거 투자 계획 등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성민 SKT 사장 역시 지난주 망 장애와 관련해 “오류 장비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향후 장애감지시스템 확대 개편과 안전장치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최근 발생한 통신사 망 장애와 개인정보보호 유출로 인한 오버헤드 코스트(추가 투자)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투자 외에도 이번 사태로 인한 소송, 피해보상 등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텔레콤 피해보상액은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KT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KT는 전임 경영진 사업구조 개선 작업도 큰 변수다. 상반기 내내 전임 경영진이 만든 음성적 비용구조를 고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중혁 부사장은 “자회사를 통해 손해를 분산하는 등 전임 경영진발 실적악화에 대한 원인 제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숨어 있는 비용 리스크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는 작업이 계속되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유플러스는 사업정지로 신규 가입자 모집이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SK텔레콤과 KT가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전략으로 실적을 달성해온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신규 가입자 모집으로 성장해 사업정지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추가로 14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경쟁사보다 추가로 1~2주간 신규가입자 모집이 금지됐다.
장 부사장은 “LG유플러스는 가입자당매출(ARPU)이 높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비즈니스가 성장 동력”이라며 “사업정지로 당분간 이 선순환 구조가 끊기며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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