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정보 과잉`

스마트폰을 켜면 참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대다. 드라마의 소소한 줄거리에서부터 비즈니스 아이템과 정부 정책까지 궁금한 사항은 바로 찾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정보가 모이고 흩어지는 네트워크 플랫폼 인터넷이 늘 몸에 지닐 수 있는 휴대 모바일 기기와 만나 이뤄진 결과다.

번뜩이는 창업 아이템이 떠올랐을 때 아마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검색이다. 스마트폰에는 전 세계 아이디어와 사업화 여부, 성공 사례까지 실시간으로 뜬다.

그런데, 이 수많은 정보 속에서 내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과연 새로운 것인지, 모방 비슷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나왔다가 사장된 것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워낙 많은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다보니 창조적 아이디어로 생각했던 창업 아이템도 금세 구닥다리처럼 여겨진다. 인터넷상에 이미 새로운 것은 없어 보이는 정보 과잉이 불러온 착시다.

더없이 빠르고 편리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주고받다 보니 주어진 정보 속에 매몰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의 풍요로움이 정보의 홍수로 바뀌어 되레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보 과잉의 폐해다.

“게임 개발 트렌드와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게임을 만들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게임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 역시 이미 다 나온 비슷비슷한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최근 모바일 게임 하나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업체 대표의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업체가 선택한 것은 정보와 소통이 단절된, 절간 같은 외딴 곳에 개발 공간을 마련한 것이었고,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오늘날의 정보 과잉 시대에 딱 어울리는 고사 성어다.

정보의 양에 매몰되면 그 정보들에 휘둘려 내 길을 찾기도, 내 길을 찾아도 전진하기 어렵다.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 보다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능력이 스마트폰 시대에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런 역량을 갖췄다면 1인창업도 가능할 것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