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를 중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수출 비즈니스 장으로 만든다. 이를 위해 ITU전권회의에 50여개국 통신사를 초청할 방침이다.
24일 KAIT 국제협력팀에 따르면 해외진출 지원사업으로 지난해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업체 코발트레이가 방글라데시 통신사 방글라폰과 2000만달러(약 216억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말 갭소프트와 베트남 대형 통신사 간 1000만달러(약 108억원) 계약이 성사됐다.
갭소프트는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 기업이다. 휴대폰 잠금 화면을 풀면 광고가 나타나는 모바일 디지털 사이니지 소프트웨어를 제공키로 했다. 베트남 통신사는 해당 기술로 새로운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미 국내 기업에 제공돼 검증된 기술이라는 점이 짧은 기간 안에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요인이다.
이찬호 갭소프트 사장은 “이미 동남아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때보다 정부 지원사업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AIT는 이 여세를 몰아 올해를 해외진출 지원사업의 분수령으로 삼는다는 각오다. 다음 달 르완다 통신사와 방송사,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초청해 국내 기업과 비즈니스를 논의할 기회를 만든다. 르완다 ICT체임버(협회)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양국 ICT 산업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계획이다.
5월에는 필리핀과 네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통신사를 초청한다. 각국 통신사의 사업 이슈와 필요한 정보통신기술을 논의하는 포럼이 진행된다. KAIT와 국내 ICT 기업은 각 통신사에 걸맞은 기술의 현지 이전과 진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10월 ITU 전권회의는 올해 해외진출 사업의 화룡점정으로 중요한 행사다. 미래부는 일찍부터 ITU를 국내 ICT 산업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왔다. KAIT와 협력해 행사에 초청할 해외 통신사를 파악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50곳 초청(비통신사 포함 70~80곳)이 목표로 사전에 다양한 이벤트로 미팅을 갖게 하고 본 행사에선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도록 할 방침이다.
KAIT는 3~4년 전부터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내 통신 ICT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에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통신사에서 검증된 기술과 노하우를 원하는 해외 기업이 적지 않다. 주로 개발도상국 통신사 요구를 파악해 국내 ICT 중소기업과 연계한다.
통신사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통신사 한 곳이 1000~2000개 기업과 사업을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에는 ICT 분야 인프라가 대부분 쓰인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통신사에 쓰인 기술은 해외 기업에 신뢰감을 심어준다.
노영규 KAIT 부회장은 “개발도상국은 우리가 지나갔던 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아 해외 진출이 필요한 우리 기업과 요구가 맞아떨어진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성공사례를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CT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 일정 / 자료:KAIT>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