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동차로 주목받는 스마트카가 특허분쟁에 휩싸였다.
특허정보 전문업체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분석한 ‘스마트카 특허분쟁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2010년부터 준비한 스마트카 관련 특허를 무기로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40건에 불과했던 스마트카 특허소송이 2013년에는 381건으로 폭증했다. 연평균 75.7%에 달한다. NPE 소송 비중도 2009년 50.0%에서 2013년 92.7%로 크게 높아졌다. 대부분의 스마트카 특허소송을 NPE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NPE는 ICT 분야에서 축적한 특허분쟁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허소송 대응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완성차 업계를 공격한다. 애플·삼성·소니 등에 20여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이노베이션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Innovation Display Technology)는 올 2월부터 현대차·혼다·닛산·BMW 등에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NPE 간 특허 거래로 스마트카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공격 강도를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아메리칸 비하이컬러 사이언스(American Vehicular Science)는 2012년 90건이 넘는 NPE 특허를 매입해 5개 완성차업체에 3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NPE 공격 대상은 특정 업체가 아니라 완성차업체 전반에 걸쳐 있다. 완성차업체에 가장 많은 소송을 제기한 비컨 내비게이션(Beacon Navigation)은 14개 업체에 82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혼다와 현대·기아차가 가장 많은 소송을 당했다. 현대·기아차는 총 22건의 피소를 당했으며, 전체 소송 중 NPE 비중이 84.6%(26건)에 달한다. 또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간 피소 횟수가 급격히 증가해 국내 산업계에 경보를 울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매출액 대비 NPE 소송 건수도 완성차업체 가운데 매우 높다(NPE 소송 건수/매출:현대차 22건/90조원, 도요타 15건/195조원, 다임러 11건/123조원).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최근 NPE 공격대상이 완성차업체에서 부품사·IT기업·SW업체 등 스마트카 특허 생태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부품 및 SW기업들 역시 스마트카 특허소송의 주요 타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대표적 자동차 부품사인 콘티넨털 오토모티브 시스템스(Continental Automotive Systems)는 8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강 대표는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박한 자동차 업계에서 NPE 공세로 인한 특허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의 선제적인 특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지택기자 geet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