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SD카드, 32GB→128GB로 직행한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로 스마트폰·태블릿PC의 확장 메모리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SD카드가 64기가바이트(GB)를 건너뛰고 128GB 제품군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초고화질(UHD)과 같은 대용량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보다 큰 저장매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SD카드, 32GB→128GB로 직행한다

현재 마이크로SD카드 시장은 32GB에서 64GB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분석된다.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은 연내 64GB가 아닌 128GB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8GB는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SD카드의 최대 용량으로, 초고화질 영화 파일 15개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샌디스크 등 일부 기업이 시장에 내놓고 있으나 20만원을 넘는 높은 가격 때문에 널리 쓰이지는 않고 있다.

최대 용량 메모리카드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콘텐츠 대용량화와 함께 각종 기기의 호환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설명환 바른전자 팀장은 “스마트폰으로 보던 영화를 TV에서 보고자 할 때 메모리 용량이 작아 고화질 콘텐츠가 저장되지 않으면 큰 화면에서 즐기기 부적합하다”며 “가장 큰 용량의 마이크로SD카드가 가장 시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은 스마트폰이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체재로 쓰이며 영상·사진 등 개인 콘텐츠의 저장소로 쓰는 사용자가 느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스튜어트 로빈슨 이사는 “지금까지는 하나의 기기에 데이터를 충분히 보관할 만큼 메모리가 충분치 않았다”며 “128GB 마이크로SD 카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줄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업체들은 큰 용량의 데이터를 보다 빨리 불러오는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바른전자가 최근 개발한 제품은 고성능 컨트롤러를 장착, 75메가바이트(MB)의 연속 읽기 속도를 낸다. 샌디스크가 비슷한 시가 내놓은 128GB 마이크로SD카드는 기존 제품보다 갑절 빠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