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4개 보험사에서 고객 정보가 1만3000여건이 빠져나갔다.
은행, 카드사에 이어 보험사마저 개인정보가 불법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금융감독원은 보험권 개인정보보호 실태에 대한 긴급 재점검에 나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남동경찰서는 지난 24일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유통한 혐의로 대부중개업체 운영자와 보험설계사 등을 구속 또는 불구속했다.
이 운영자는 중국 조선족으로부터 한국인 개인정보 800만건을 사들였는데 이 가운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회사 14곳의 고객 개인정보 1만3200건이 들어 있었다.
고객정보가 유출된 손해보험사는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MG손해보험 5개사였다.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동양생명, AIA생명, 동부생명, KDB생명, 미래에셋생명 9개사에서 고객정보가 빠져나갔다. 사별로 최대 2000여건에서 최소 100여건이 유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와 위탁 관계에 있는 보험대리점에서 고객 정보를 불법 유통했다. 유출 내역은 고객명,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보험계약 정보다. 개인 질병정보까지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4개 보험사에 대해 고객정보 유출 경위를 알아보고 있으며 삼성 계열 보험사는 없었다”며 “수사 당국은 유출경로가 보험사 홈페이지 해킹을 통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보험사 개인정보 유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메리츠화재 직원이 고객 16만명의 장기보험 보유계약정보를 이메일과 USB 메모리를 통해 대리점 2곳에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 해고됐다. 한화손해보험도 2011년 3월 홈페이지 해킹으로 15만건의 개인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보험사가 고객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보험설계사 3만2000여명을 포함, 3만6000여곳에 이른다. 금감원은 보험사에 대한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긴급 재점검하는 작업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질병이나 사고 경력 등 중요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보험사의 고객정보가 손쉽게 유통되는 점을 확인하고 보험업계에 과도한 고객정보를 지난달 말까지 모두 없애라고 지시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