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협 파격 행보에 바빠진 신규 음악 신탁단체

새 수장을 맞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달라진 행보에 새로 출범할 음악신탁단체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음저협이 경영상황 공개와 대대적 수수료 인하로 음악인들 마음잡기에 나서면서 신규 단체로서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아진 셈이다.

26일 음악업계에 따르면 윤명선 음저협 회장이 취임 한달여 만에 기존과는 색다른 정책을 속속 도입했다. 윤 회장은 취임 당시 본인의 임금을 30% 줄였고 이어 직원들까지 10% 안팎 임금 인하에 동참시켰다. 협회는 여기서 생긴 재정 여유를 활용해 현행 14%, 12%의 전송 및 방송 수수료를 9%대로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협회 운영비 부족분을 임금 삭감으로 매우는 구조다. 추후 2차 수수료 인하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까지 협회의 모든 회계 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경영 투명성 확보에도 나섰다.

음악계와의 관계 개선도 협회의 달라진 모습이다. 윤 회장이 취임 초 회원을 탈퇴한 서태지 측을 만나 사과했고 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정회원 자격이 주어지지 않던 타블로나 바비킴 등에도 정회원 자격을 주도록 제도를 변경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음저협이 변화를 시도하면서 오는 6월 출범할 음악신탁단체도 바빠졌다. 단체명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로 정한 새 신탁단체는 회원 신탁관리에 필수적인 시스템 설치를 오는 5월까지 마치고 세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음저협과 서비스 차별화를 꾀해야 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음반 업체 대표는 “복수단체 도입으로 두 단체 간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음악시장이 창작자와 시청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