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갤럭시S5' 출시

신작 스마트폰 출시일을 놓고 삼성전자와 신경전을 벌여온 이동통신 3사가 27일 삼성전자 ‘갤럭시S5’를 세계 처음으로 전격 출시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조기 출시는 없다”고 부인한지 불과 하루 만에 이를 뒤집고 통신사 주도로 조기 출시가 이뤄졌다. 국내 통신사의 출시일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출시일로 잡은 다음 달 11일보다 보름 가까이 앞섰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갤럭시S5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오전 10시 30분께 첫 개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지역 일부 매장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KT는 27일 올레닷컴을 통해 가입을 받았고, 28일부터 매장에서 개통한다.

SK텔레콤은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모두 가능하고 영업정지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24개월 이상 사용했거나 휴대폰을 파손·분실한 가입자에 한해 기기변경만 할 수 있다. 출고가는 예상치와 비슷한 86만6800원으로, 기존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10만여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SK텔레콤은 차콜블랙, 화이트컬러 2종을 내놨다. 다음 달 19일까지 단말기 가격을 선할인하는 ‘착한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년 약정을 하면 10만원 할부지원을 추가로 제공해 실구매가를 66만원대로 낮췄다. 선착순 5만명에게는 데이터 5GB를 무료 제공했다. 피싱 방지 서비스 ‘T전화’를 선탑재했고 컬러링 음원 설정을 스마트폰 ‘환경설정’에서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다.

KT는 ‘2배 빠른 기변’으로 가입한 고객에게 1년 뒤 KT에서 출시하는 최신형 휴대폰으로 기기변경을 하면 잔여할부금과 할인반환금을 면제한다. 다음 달 26일까지 구매 고객에게 단말보험 ‘올레폰 안심플랜’을 3개월 무료로 제공한다. 월정액 7만7000원 이상 가입자에게 ‘삼성 기어핏’ 50% 할인 판매한다.

LG유플러스는 차콜블랙·쉬머리화이트 색상을 우선 선보인다. 비서 서비스 ‘U스푼’을 기본 장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통신 3사의 가입자 확보전이 신작 단말기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통신사의 영업정지 여파로 시장이 잔뜩 위축되기는 했지만 새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아 다양한 형태의 판매전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날 통신 3사가 삼성전자가 공언한 공식 출시일보다 앞당겨 판매에 들어간 데 대해 삼성전자가 반발함에 따라 제조사와 통신사 간 미묘한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등 향후 여파에 관심이 모였다.

신 사장의 발언이 불과 하루 만에 뒤집힌 결과와 관련, 삼성전자는 일단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같은 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삼성 갤럭시S5 월드투어 2014 브라질’ 행사를 열고 공식 출시일을 다시 한 번 11일로 못 박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