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올해 출시하는 전기차 6개 모델 중 기아차 ‘쏘울EV’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모델(레이EV)보다 향상된 성능과 경쟁 차량에 비해 낮은 가격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8일 마감한 전기차 226대 보급 사업에 1660명이 구매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당초 제주도는 접수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 6시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31일 이후로 연기했다. 마감 당일 많은 양의 신청서가 접수되면서 최종 집계가 지연되고 있다는게 제주도 측 설명이다.
27일 잠정 집계 결과 기아차 쏘울EV를 신청한 도민은 4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르노삼성 SM3 Z.E.(334명), BMW i3(121명), 기아차 레이EV(120명), 닛산 리프(80명), 한국지엠 스파크EV(19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올해 환경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지원되는 10개 전기차 선도사업 도시에 보급이 계획돼 있어 이같은 선호 추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1660명의 개인과 사업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공개 추첨을 통해 환경부 구매 보조금(15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800만원), 총 2300만원을 지원할 최종 226명을 뽑는다.
쏘울EV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첫 양산 전기차이면서 준중형급임에도 한국지엠 경차 전기차(스파크EV)와 가격 차이는 100만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기아차가 북미 시장에서 경쟁으로 꼽은 닛산 리프 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한 게 이점으로 작용했다.
르노삼성 SM3 Z.E. 역시 준중형급 차량으로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해 검증된 차량이라는 점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BMW i3는 유럽·미국에 비해 1000만원가량 높은 가격 탓에 판매저조가 우려됐지만, 121명이 신청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BMW코리아가 올해 초 제주에 자체 구축한 충전인프라 선전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세계에서 10만대 이상 가장 많이 판매된 닛산 리프는 미국 등 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 때문에 신청자는 80명에 그쳤다. 한국지엠 스파크EV 역시 경차지만 내연기관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 탓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청자 수 꼴찌를 기록했다.
이 밖에 2012년 모델인 기아차 ‘레이EV’는 올해 단종을 앞두고 파격적인 가격인하로 120명으로부터 선택 받았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도민 1660명이 전기차 구매 신청서를 제출했고 마지막 날 신청서가 폭주하면서 집계가 늦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약 300대를 민간에 보급을 추가해 친환경차 보급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쏘울EV는 27㎾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약 148㎞(자체 실험결과)까지 주행한다. 특히 차량 운동에너지 일부를 다시 전기로 활용할 수 있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비롯해 실내에 필요한 곳에만 부분적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개별 공조’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인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 생산 중인 전기차 중 유일하게 100% 자동양산라인을 갖춰 생산 경쟁력도 높다.
【표】제주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 현황(자료 : 제주도청, 27일 기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