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중국 국영기업과 전면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다양한 결제 상품을 내놓고 국영은행의 사업모델을 흔들면서 양측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측이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 기준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이 선제공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ICBC는 알리바바의 온라인 투자펀드인 ‘위어바오(잔액 보물)’ 가입자가 ICBC 계좌에 예치한 자금을 펀드로 이체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규제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동안 중국 5대 국영은행 중 4곳이 알리페이같은 모바일 지급결제 상품에 대한 월 이체 한도를 설정한 데 이어 ICBC도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는 국영기업의 총공세에 한 치도 물러섬이 없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알리바바 창업주 잭 마 회장은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독점기업과 힘 있는 자가 아니라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계속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4개 영화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특이한 온라인 직접투자 상품펀드를 출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상품에 투자하면 1년의 투자기간 동안 7%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 얀리 투자자는 “이 펀드 아이디어가 멋지기는 하지만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하진 않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할지 알 수 없다”며 “재미삼아 몇백 위안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논란은 중국 인터넷 기업에게는 드문 일이 아니다. 인터넷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공공연한 반목과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소란스러운 비난이 오가는 일이 흔하다. 과거에는 거대 인터넷 기업이 혈투를 벌일 때 정부는 대체로 관여하지 않는 추세였다.

중국 인터넷 업계가 무서운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철옹성같던 독점체제에 금을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인터넷 업계는 잭 마 회장처럼 고위층 네트워크가 풍부한 인물을 중심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중국 은행의 독점체제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