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 대상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로 인기 높은 캐나다 애슐리메디슨(www.ashleymadison.com)이 최근 한국어 사이트를 개설,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섰다.
노엘 비더맨 애슐리메디슨 창업자 겸 CEO는 홍콩 페닌슐라호텔에서 한국 언론매체를 상대로 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8일 한국어 사이트를 공식 개설해 일본과 홍콩, 대만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네 번째로 공식 진출한다”며 “한국민의 1인당 GDP와 인구수, 신용카드 사용빈도 등을 종합 고려해 진출을 결정했지만, 무엇보다 기혼자의 70%에 달하는 외도율을 보고 시장성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슐리는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같이 한국에 지사를 두지 않는다. 캐나다 본사에서 직접 마케팅과 기술지원 등을 관장한다. 작년 8월 서비스를 개시한 홍콩에서는 한 달 만에 8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일본 역시 첫 해에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진출은 현재 막혀 있는 상태다.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싱가포르 미디어 개발청이 서비스 기각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애슐리의 수익모델은 ‘크레딧(Credit)’ 지불 방식. 이는 애슐리 내 서비스 이용을 위한 현금성 결제 단위다. 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두 이용자가 대화를 시작하려면, 둘 중 한 명이 ‘다섯 크레딧’을 지불해야 한다. 이후 추가로 오가는 대화는 무료다. 100크레딧은 우리 돈 4만7900원에 구입 가능하다. 크레딧 규모가 클수록 구입가는 싸진다.
다음은 비더맨 CEO와의 일문일답.
-왜 주대상이 기혼자인가
△‘매치닷컴’ 등 일반 데이팅 사이트를 보라. 성혼시 다시 찾을 일 없다. 우리는 재방문율이 75~80%에 달한다. 사업 개시 후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한 뒤 매년 고공성장하는 이유다. 불륜을 조장하거나 촉진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기혼자들의 부부 간 불만을 해소시켜 결혼생활에 순기능을 제공한다. ‘건강한 외도’는 결혼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 내 반감이 크다.
△우리가 제공하는 건 온라인 플랫폼일 뿐이다. 불륜을 저지르라 고무 찬양한 바 없다. 싱가포르 정부가 우리 사이트 접속을 막고는 있지만, 해외 우회 등의 방법으로 다들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12만명의 한국인이 사이트 개설 전 이미 우리 사이트를 찾았다.
-미국 LA공항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모델로 한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어 화제다. 심지어 광고 카피가 ‘김정은처럼 생겨도 즉시 연애 보장’이던데.
△특별히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 북한으로부터 항의받은 바도 없다. 그 전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스페인 국왕, 이탈리아 대주교 등 주로 섹스스캔들을 일으킨 유명인사를 내세운 노이즈 마케팅을 벌리곤 했다. 김정은 역시 워낙 신비주의 인물이어서 코믹하게 다뤄 본 거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 한국내 성추문 유명인도 다음 광고모델 고려 대상이다.
-외도와 불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서비스다. 그만큼 회원의 개인정보 보안이 우려되는데.
△기본적으로 가입 시 많은 걸 묻지 않는다. 페이스북 등 유사 사이트와 달리, 본인정보 삭제가 매우 용이하다. ‘잊혀질 권리’를 철저히 보장한다.
-본인이 직접 애슐리 서비스를 이용해 이성을 만나 본 적은 있나
△없다. 필요를 못느껴서다. 10년 전 한 결혼에 만족한다. 하지만 주위 친구나 형제들에게는 권한다. 잠깐의 갈등이나 불만 때문에 쉽게 갈라서는 것보다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지 않은가.
-매칭 알고리즘이 궁금하다.
△이용자의 접속장소나 인종, 나이, 접속 시간대 등 빅데이터를 종합 분석한다. 예컨대 미국 거주 아시아계 여자가 같은 아시아계 남자를 찾는 일은 거의 없다. 프로필을 자주 수정하는 사람은 매칭 순위가 후순위로 밀린다. 신뢰도가 낮아서다. 물론 ‘프라이어리티(priority) 맨’ 등 별도의 유료 서비스 신청자는 매칭 순위를 전진 배치해준다.
-한국 진출 첫 해 목표는?
△6개월내 30만 회원을 확보하겠다. 최소가 그렇다.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잡은 목표인 만큼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
홍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