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웨이즈’가 탄생할까. 이스라엘 위성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의 창업자 유리 레진이 새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이번엔 금융서비스 수수료 절감이 목표다. 전작(?)인 웨이즈에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이 군침을 삼켰던 만큼 새로운 거물급 스타트업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레진 최고경영자(CEO)는 금융 서비스에서 사용자 자신도 모르게 나가는 수수료에 대해 알려주고 최대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앱 ‘픽스(feeX)’를 설립했다.
픽스는 사용자가 가입해 있는 생명보험이나 주택담보대출, 은퇴보장보험 등의 금융 상품에서 사용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거나 금융기관이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수수료 목록을 띄워 보여준다. 또 해당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서비스는 무료다.
레진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벤처캐피털리스트와의 회의에서 “수수료 지출 비중이 사용자의 예상보다 많다면 은행이 사용자의 돈을 갈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픽스 설립 배경을 밝혔다. 그는 1억600만원가량을 픽스에 투자했다.
픽스는 웨이즈와 달리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이는 최근 중동지역 정부가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지만 과도한 금융 수수료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시장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한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에 따르면 미국인이 연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출하는 금융 수수료는 6000억달러(약 640조원)에 달한다.
안드레아 스타브파울로스 벤처캐피탈 투자자는 “금융 관리 도구 시장에 도전하는 IT 스타트업의 미래는 굉장히 밝다”며 “전통적인 금융 기관의 수수료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이 분야 수요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로버트 힐튼스미스 연금정책 전문 경제학자는 “이 같은 인지하지 못한 금융 수수료는 개인의 전체 노후자금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픽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수수료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진이 설립했던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는 지난해 6월 구글이 11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