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김성환 교수, 인체 무해한 `실크` 활용 나노 기술 개발

고급직물의 대명사인 실크가 반도체를 비롯한 나노 단위의 공정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천연 실크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기존 공정에 활용하던 인체 유해 화학 물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
김성환 아주대 교수

아주대학교는 김성환 교수(에너지시스템학과·물리학과)가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지난 23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고 31일 밝혔다. 논문은 그린 나노 공정 물질로서 실크를 활용하는 방법을 다뤘다. ‘실크를 활용한 수성 전자빔 리소그래피’라는 제목이다. 오메네토 미국 터프츠대학 의공학과 교수팀이 함께 참여했다.

김성환 교수와 오메네토 교수팀은 논문에서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천연 실크 단백질을 나노 수준의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오직 물만 사용하는 친환경적·생체친화적 공정이 실현 가능함을 보여줬다. 나노 소자를 만들기 위해 첫 단계 공정에 활용되는 리소그래피 방식에는 전자빔이나 빛에 반응하는 레지스트라는 물질이 필수적인데, 김 교수팀은 천연 실크를 레지스트로 활용했다. 현재 반도체 칩 제작을 비롯한 나노 수준 공정에는 벤젠이나 불산 계열의 유독 화학물질을 썼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실크 성능이 기존 상용화된 인위 합성 레지스트에 비해 뒤처지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 현상력도 떨어지지 않으며 누에고치의 70% 이상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크를 활용하면 아주 적은 양의 체액이나 혈액에도 반응하는 고효율의 바이오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김성환 교수는 “최근 친환경적 나노 소자 구현을 위한 기반 물질로서의 실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왔다”며 “이번 논문은 실크라는 천연 소재가 나노기술(NT)과 정보기술(IT)뿐 아니라 바이오기술(BT)까지 융합할 수 있는 기반 물질임을 보여줬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