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MNO)가 알뜰폰사업자(MVNO)에 제공하는 롱텀에벌루션(LTE) 망 도매대가가 올해 1메가바이트(MB)당 10원 이하로 저렴해질 전망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통신사 망 효율성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도매대가가 결정되는 5·6월 이후 알뜰폰을 중심으로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조만간 도매대가 협의를 시작한다. 지난해 1MB당 LTE 종량제 도매대가 11.8원보다 낮은 한자리수 가격이 예상된다.
망 도매대가는 이통사가 가입 고객에게 받은 데이터 요금(소매 가격)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제하고 산정한다. 회피가능비용에는 알뜰폰사업자가 고객을 유치해서 이통사가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인 마케팅비, 대리점 등 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기지국·중추망(백본망)을 구축하는 데 든 투자비 감가상각이 포함된다. SK텔레콤 도매대가가 결정되면 KT·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망을 임대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2년 12월 4G 데이터 트래픽은 2만7687테라바이트(TB)였다. 지난해 12월에는 6만1197TB로 2배 넘게 늘었다. 2012년 전체로는 16만9520TB에서 57만3044TB로 3배가량 증가했다. 정액제 위주로 짜여진 현 요금체계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 1MB당 소매대가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LTE 전국망은 이미 투자가 완료돼 감가상각분을 반영하면 더욱 떨어질 여지가 있다.
종량제 가격이 하락하면 매출액 공유제를 택한 업체 간에도 연쇄적으로 분배율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겠지만 도매대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매대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해 알뜰폰 업계에서도 신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지난해 도매대가 산정 이후 이통사보다 5000원 저렴한 LTE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었다”며 “올해 재계약하면 더욱 할인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그린모바일 관계자는 “지난해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 등을 출시했던 것처럼 도매대가 하락에 맞춰 싼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트래픽 추이 / 자료:미래부>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