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중립성 원칙 흔들..FCC도 사실상 ISP 손 들어줬다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법원의 결정에 이어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사실상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의 손을 들어줬다.

2일 내셔널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은 FCC가 네트워크 직접 연결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망중립성 원칙을 확대 적용해 달라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청원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망중립성 원칙이란 ISP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은 “정부는 인터넷 연결에 대해 관리감독 해야 하지만 이것이 망중립성 원칙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체 간 인터넷 트래픽 연결 방식으로 인한 서비스 비용 발생 논란에는 망중립성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발효된 망중립성 원칙은 올 1월 미국 법원이 ISP의 손을 들어주며 해석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미국 법원은 통신사의 인터넷 서비스 과금 등 ISP의 자율성을 제한한 FCC의 망중립성 원칙이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망중립성 논란은 실제로 넷플릭스가 미국 대형 케이블 네트워크 업체 컴캐스트와 인터넷 직접 연결 사용료 협상을 시작하면서 커지고 있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컴캐스트가 독단적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내라고 종용했다”며 “강력하게 망중립성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접속료 요구는 향후 점점 늘어나 특히, 중소 서비스 업체들이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공식 블로그에 전했다.

컴캐스트는 넷플릭스가 네트워크 직접 연결 사용료를 내는 대신 넷플릭스 사용자들 동영상 스트리밍 속도 등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넷플릭스의 데이터 트래픽이 우선 처리된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코헨 컴캐스트 부사장은 “서비스 사용료 관련 협상은 넷플릭스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FCC가 이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