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게임에 승부수를 건 셋톱박스로 구글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높은 하드웨어 성능으로 무장한 ‘아마존 생태계’를 거실로 몰고 왔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아마존이 ‘파이어TV(Fire TV)’를 출시해 애플의 ‘애플TV’·구글의 ‘크롬캐스트’·로쿠의 ‘로쿠3’와 셋톱박스 시장 결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은 파이어TV가 온라인으로 영화·TV프로그램 등 넷플릭스·훌루·ESPN 같은 유명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은 경쟁사와 유사하지만 게임에 특화했다고 주목했다. 아직 게임수는 적지만 아마존 앱스토어에 있는 킹닷컴의 ‘캔디 크러시 사가’ 등 모바일 인기작을 TV로 즐길 수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파이어TV가 차별화한 기능은 캐주얼 게임을 TV에서 가능케 했다는 것”이라며 “리모컨 혹은 아마존의 킨들파이어 태블릿PC로 게임할 수 있으며 기존 비디오게임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한 게임 콘트롤러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IT매체 와이어드도 “아마존이 로쿠·애플·구글 뿐 아니라 소니의 PS4와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원에 도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줄리 울만 오우야 최고경영자(CEO)는 “TV로 끌어 들이는 중독성 약물이 ‘게임’이란 것을 모두가 깨달았다”고 말했다. 앞서 로쿠도 로비오의 ‘앵그리버드’ 게임을 TV에서 가능케 했다.
아마존은 파이어TV용 게임 콘트롤러를 40달러(약 4만2000원)에 별도 판매한다. 마이클 프라지니 아마존 게임스 부사장은 “내달 수천개 게임이 파이어TV에서 가능해진다”며 세가(SEGA), 디즈니, EA, 유비소프트 등 유명 게임업체와 파트너십을 공개했다. 자체 대전 게임 ‘세브 제로’와 ‘마인크래프트’ 등 인기작은 첫 버전에 실렸으며 추가 게임 개발에 한창이다.
아마존의 게임 사랑은 각별하다. 지난 2월 유명 게임 외주 개발사 ‘더블 헤릭스 게임스’를 인수한 데 이어 잇따라 스타 개발자를 불러 들였다. 대작 개발에 몸 담았던 ‘포탈(Portal)’의 디자이너 킴 스위프트와 ‘파 크라이2(Far Cry 2)’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클린트 호킹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드웨어의 경우 퀄컴의 ‘스냅드래곤 600’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램을 써 연산능력도 무장했다.
파이어TV는 게임 이외에 자체 콘텐츠·클라우드 서비스와 특유의 열린 접근성도 내세웠다. 와이어드는 “파이어TV는 애플TV의 닫힌 생태계와 달리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음성 검색 기능도 있다. 배우·영화·장르를 말하면 관련 영화를 리스트로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검색 문제를 음성으로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TV로 영화를 보면서 킨들파이어 태블릿PC로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X레이(X-Ray)’ 기능도 있다.
표. 아마존 파이어TV와 애플·구글·로쿠의 경쟁제품 비교
자료:야후테크, 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