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해외직접판매(B2C)로 누구나 무역할 수 있다

손태규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
손태규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

해외 직구 열풍이 불고 있다. 관세청에 의하면 작년 한해 우리나라 소비자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약 7억9000만 달러 이상 직접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1주일간 한국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직구한 금액이 강남유명 백화점 한 개 점포의 1년 매출에 이른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한정되는 현상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국제상거래(Cross Border e-Commerce) 규모는 전체 전자상거래의 14%인 약 44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전자상거래분야에서 가장 떠오르는 시장인 중국은 현재 4600만명 가량의 인터넷 쇼핑인구가 존재하며 작년 한해 해외 직구에 약 355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국가 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앞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구 열풍은 무역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이제까지의 무역은 해외 바이어와 한국 기업 간 거래(B2B)가 중심이었다. 어렵게 바이어를 섭외하고, 구매의사를 타진하고 샘플을 보내는 등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물품을 선적하고 대금을 받는 기업 간의 거래였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서든지 24시간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 간편한 결제 수단, 배송시스템으로 인해 그 형태가 단순화되고 간편해졌다. 개별 소비자가 하나의 수입업체가 되었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도 간단하게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해외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팔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수출은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해 해외 직구 금액은 약 7억9000만 달러에 이르렀지만,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판매 금액은 2500만 달러에 그쳤다. 즉 전자상거래분야의 적자가 상당한 상황으로, 국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최근 우리 정부의 신 무역전략 중 ‘전자상거래 무역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 수립 및 애로 타개 노력’이 포함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중소기업 또한 유통방식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쇼핑몰을 이용하는 해외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해외 직접구매 소비자를 고려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무역협회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수출전략 전국순회교육, 전문가 양성, 해외 직접판매 온라인 쇼핑몰 구축과 동시에 전자상거래 관련 애로 및 규제를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고 해결하는 등 전자상거래 수출 붐 조성에 나섰다. 오는 6월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Kmall24.com)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오픈하고, 향후 인도네시아어 및 스페인어 사이트를 추가해 우리 중소기업을 전세계 소비자와 연결할 예정이다.

한국의 대표적 B2B 전자상거래플랫폼인 트레이드코리아닷컴(tradekorea.com)에서 거래 중인 10만개 기업 중에서 해외 직판에 적합한 100개사를 선정해 상품페이지 제작을 지원하고 이베이(eBay), 아마존(Amazon), 큐10(Qoo10) 등 해외 유명 온라인마켓과 연계해 해외직판을 촉진하고 향후 기업간 거래(B2B)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판매성과가 좋은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온라인 쇼핑몰 구축 지원 등을 통해 온라인 수출 전문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누구나 무역인이 될 수 있다. 우수한 제품과 한류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수출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해외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문을 과감히 두드려 보기를 권한다.

손태규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 7star@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