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업체들이 최근 급부상하는 사물통신(IoT)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성장이 점차 둔화되는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새롭게 떠오르는 IoT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IoT 시장이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스마트폰 소재부품 업체들이 IoT 시장에서 새로운 금맥을 찾고 있다.
세계 주요 시장조사 업체들이 IoT 산업을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데다 우리 정부까지 산업 발전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차량용 카메라 모듈 업체인 엠씨넥스는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보안감시카메라(CCTV)를 개발 중이다. 기존 CCTV에 통신 칩을 심어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집안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낸드 플래시로 모니터한 데이터를 일정 시간 단위로 사용자 스마트폰에 보내는 기능도 검토 중이다. 엠씨넥스는 이르면 연말 첫 번째 IoT 제품 라인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블루레이 광픽업모듈 업체 아이엠도 자회사 아이엠헬스케어를 통해 헬스케어 관련 IoT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이엠헬스케어는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체성분 분석기를 공개했다. 체성분 분석기에는 통신칩이 내장돼 있어 사용자가 플레이트 위에 올라가면 체중뿐 아니라 근육량·체지방량·뼈 등 신체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아이엠헬스케어는 향후 학교·보건소 등에 IoT 체성분 분석기를 설치해 국민건강 증진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소재 업체들도 IoT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잉크테크는 최근 노르웨이 씬필름일렉트로닉스와 손잡고 인쇄 메모리 상업화에 나섰다. IoT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가형 인쇄 메모리는 IoT 센서에 주로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잉크테크는 인쇄 메모리 기술을 고도화해 종전 포토 에칭 방식으로 생산된 메모리보다 2~3배 이상 싼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추세만 잘 파악하면 국내 스마트폰 소재부품 업체들이 IoT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스마트폰용 소재부품의 성능과 가격을 낮추면 IoT 산업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IoT 기술은 지난 2000년대 초에야 전자태그(RFID)처럼 칩을 이용하는 단계로 발전했지만,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순 운송·문서 관리뿐 아니라 보안·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도 응용되는 추세여서 응용처만 잘 발굴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사물인터넷을 미래 10가지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20년 관련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약 316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