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쇄전자 산업 발전에 팔을 걷었다. 조경태 국회의원 등 여의도 정치인들도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인쇄산업 발전방안을 담은 청사진이 3일 국회에서 발표된 것이 이를 대변한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댄 것은 다행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다루는 수많은 주요 산업에 밀려 변방에 머물렀던 인쇄전자 분야가 마침내 산업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인쇄전자는 지난 10여년간 정부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자잉크 등을 핵심 기술로 사용하는 전자태그(RFID) 기업들 역시 어두운 터널 속에서 지냈다. 인쇄전자 기술은 RFID 태그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하지만 대중화에 따른 단가 인하는 더디게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우리 인쇄전자 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고 분석한다. 핵심 소재·장비 기술력은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에 불과하다. 인력 및 인프라 등 산업 저변도 매우 취약하다.
정부는 이날 중소기업의 시험생산을 지원하고 신뢰성 등 성능평가를 지원할 ‘인쇄전자산업 지원센터(가칭)’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 인쇄전자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과 계획도 발표했다. 늦었지만 박수를 보낼 일이다. 인쇄전자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쇄전자는 점점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ICT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커질 수밖에 없다. 웨어러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디바이스, 사물인터넷 등과 결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종 센서기술과 함께 차세대 고부가 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글로벌 인쇄전자 산업은 지난해 28억달러(약 2조9640억원)에서 2020년에는 331억달러(약 35조430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이 절실한 일선 현장에 새 대안을 제시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의 제조공정을 전자잉크 인쇄로 대체하면 그 효과가 크다. 정부와 국회가 애정의 눈길을 보낸 만큼 육성과 지원책을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