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경쟁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으며, SK텔레콤은 요금제 데이터 제한을 풀었다. KT도 새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다.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보조금에서 요금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다만 요금제에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정 요금 대에서 데이터나 음성통화를 마음껏 쓰는 것이 무제한 요금제다. 이용자는 조금 더 지불하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는 일시적으로 수익이 감소하고 네트워크 과부하에 따른 투자 부담이 커지지만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릴 수 있다.
사업자마다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데이터 요금 경쟁이 본격화했다. 요금제 중심도 음성에서 데이터로 확 넘어갔다. 그런데 내놓은 요금제가 거의 다 비슷한 게 문제다. 차별성이 없으니 단말기 보조금 유혹은 여전히 강력할 수밖에 없다. 사업자들이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와 부가서비스 제공을 통한 차별화에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자들은 저가 요금 이용자에게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를 제시해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를 줘야 한다. 유료 부가서비스를 더 많이 발굴해 대폭 할인 또는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요금제를 상향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트래픽 과부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네트워크 관리와 투자도 강화해야 한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많아지면 아무래도 데이터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이른바 ‘헤비 유저’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를 감안해 사업자들이 추가 데이터 제공 폭을 제한했지만 이용 폭주로 과부화를 견뎌내지 못할 경우 소비자 불만이 높아진다. 무제한요금제가 ‘출혈경쟁’까지 가지 않으려면 효율적인 네트워크 관리는 필수다.
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보다 기존 가입자 관리가 중요해졌다. 보조금 경쟁은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 싼 새 단말기를 ?는 가입자 이동만 늘린다. 사업자로선 헛돈만 많이 쓰는 ‘제로섬 게임’이다. 요금제와 서비스 차별화를 지속하지 않으면 이 보조금 경쟁 늪을 빠져나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