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모바일 생태계, 판을 바꾸자

‘이달의 우수게임’ 11월상 수상.
‘이달의 우수게임’ 11월상 수상.

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IT산업 중 하나다. 나는 세계 최고를 꿈꾸며 지난 2006년 지인들과 게임업체를 창업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이 완성되자 창투사에서 투자를 받았다. 또 우리나라 유명 퍼블리싱업체와 국내와 해외 독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선불 계약금(Initial Fee)도 받았다.

그러나 스마트기기 보급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하면서 온라인게임은 오히려 침체기를 맞았다. 더구나 ‘셧다운제’부터 시작해 ‘게임중독법’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국회의 잇따른 규제가 쏟아져 나오면서 산업 침체는 가속화됐다. 결국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가 떨어져 창작욕이 감퇴하고 외국산 온라인게임이 한국시장을 점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많은 온라인게임 개발 벤처에 추가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회사의 곳간이 비어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개발자들이 떠나면서 겨우 연명한 기업은 저예산 모바일 게임에 눈을 돌렸다. 마침 정부의 모바일게임 지원 정책도 맞물려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는 게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

그렇다고 모바일게임 벤처에서 신화가 나왔을까. 정반대의 결과가 벌어졌다. 온라인게임에서 어느 정도 나타났던 한국 대기업의 퍼블리싱 횡포가 모바일게임에서도 그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설령 정상적인 서비스가 진행돼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모바일게임 시장의 생태계가 복잡해지면서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에 돌아가는 수익은 미미해지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났다.

현재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업체는 수익금을 6 대 4로 배분한다. 매출의 40%는 무조건 퍼블리싱 업체가 가져간다. 그것도 퍼블리싱 업체 두 곳을 통하면 수익배분율은 더욱 낮아진다. 가령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면 개발사들에 돌아가는 수익은 전체 매출의 24.5%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러한 수익구조에도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은 퍼블리싱 계약 체결마저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 중소 게임개발사들이 뭉쳐 글로벌게임협동조합을 5월 중으로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참다 못한 중소업체들이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글로벌게임협동조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중소 벤처기업의 매출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퍼블리싱 사업자의 횡포에 맞선 대안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모바일게임시장의 모순된 수익 배분 구조를 혁파하겠다는 일종의 도전인 셈이다.

물론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장악한 상황에서 수익배분 문제를 우리 중소업체 힘으로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소업체의 힘이 합쳐지면 적어도 중간 퍼블리싱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퍼블리싱 사업자에 추가로 많은 수익금을 주지 않고도 인기작을 양산할 수 있다.

조합이 만든 플랫폼이 인기를 얻으면 중소기업이 함께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창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창조경제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벤처기업이 불가능할 것 같은 모순된 구조를 혁파하고 스스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바로 게임시장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강삼석 마상소프트 대표 sskang@masang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