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삼성전자가 지난 3일 전자신문사와 전자신문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억대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1982년 창간 이래 32년 동안 대한민국 산업경제의 새 지평을 열어온 전자신문의 보도와 시각에 대해 삼성전자가 이렇게 배타적으로 나오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전자신문 3월 17일자 21면에 보도된 ‘출시 코앞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수율 잡기에 안간힘’ 제목의 기사도 이런 건설적 비판과 개선 노력 촉구의 의미가 아니었으면 세상에 나올 수 없는 기사였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을 믿고 보는 독자이기도 한 자사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오보’라는 낙인을 찍고 말았습니다.
자사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라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면 어떤 비판도 기업 안에 들어가 혁신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언론의 매서운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기업이 오히려 언론을 길들이겠다고 소송을 남발한다면 국가의 발전과 인류가치 증대는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전자신문은 삼성전자의 성장 가치를 존중합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전자신문의 최근 보도에 보여준 행태는 사회의 공기인 언론사를 바라보는 거대 기업의 오만을 드러낸 것이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목표로 하는 구성원들이 보여줄 만한 것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흠집을 내려 한다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지만, 더 큰 피해는 끊임없는 혁신과 소재부품 수급방식 개선 없이 지체하다 도태됐을 때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전자신문은 계속 눈뜨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