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시크릿 인수 타진

페이스북이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주자인 ‘시크릿’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최근 SNS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익명성’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페이스북, 시크릿 인수 타진

8일 포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시크릿에 1억달러(약 1055억원)를 제시하며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크릿은 페이스북처럼 지인의 글이 실시간으로 내 뉴스피드에 올라오지만 해당 글을 쓴 사람이 모두 익명으로 노출된다. 사용자에게 보이는 콘텐츠는 모두 그의 지인이 쓴 글이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할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소셜 소통이 가능해 ‘익명 SNS계의 트위터’라고 불리며 최근 급부상했다.

시크릿은 창업 1~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이다. 모바일 앱 한 개가 앱스토어에 등록된 지 몇 달 되지 않았다. 직원수는 12명 가량이 전부이며 실질적인 수익은 아직 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 같은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포천은 “페이스북은 인수 대상 기업의 수익성이 아닌 가능성을 보고 거액을 거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10억달러에 인수한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이나 20억달러에 인수된 ‘오큘러스VR’모두 인수 당시 매출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는 상태였다. 190억달러에 사들인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광고 전략을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사용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천은 “현재 시크릿은 페이스북이 제시한 1억달러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금액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업계의 의견 역시 마찬가지”라며 “페이스북 12억 사용자의 개인정보 프로필을 바탕으로 시크릿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인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페이스북 외에 구글 벤처스도 시크릿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벤처스는 미국 스타트업 업계의 최대 ‘큰 손’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