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어수선한 청와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404/550405_20140408161829_746_0001.jpg)
요즘 청와대가 어수선하다. 북한제로 의심되는 무인항공기가 청와대 상공을 정찰 비행하고 사진촬영을 했다. 청와대 방공망이 뚫렸다는 우려와 군 당국의 정보능력과 상황판단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또 전례없이 야당 대표가 전격적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면담을 요청했다. 야당 대표가 끊임없이 박 대통령과 회동을 제안했음에도 청와대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직접 방문한 것이다. 야당이 내부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화살을 돌렸다는 비판도 있지만 청와대의 묵묵부답도 사태를 키우는데 한 몫을 했다.
여기에 현 정부 출범 이후 비위가 적발된 청와대 행정관들이 부처 원대 복귀 이후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조치를 취하지 않는 부처도 문제지만 원래 소속 부처로 되돌려 보내면서도 “청와대에 근무하다가 원대 복귀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징벌 조치”라며 제 식구를 감싼 청와대도 비판받을 만하다.
박 대통령도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했던 일부 행정관의 잘못된 행동과 사후 조치 과정에서 대통령 비서실부터 솔선수범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이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자만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3주간 6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 지지율보다 높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취임 2년차 2분기 지지율이 60%를 넘은 경우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대선 후보 시절 내걸었던 많은 공약이 폐기되거나 후퇴했음에도 지지율은 난공불락이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가 맘속에 새겨야 할 고사성어는 ‘호사다마(好事多魔)’다. 좋은 일이 오래 계속되지는 않는다. 높은 지지율을 믿고 방심하다가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집단속도 못하고 있는 야당과 여론의 비판이 눈에 들어올리 없겠지만 계속 좋을 수는 없다. 청와대가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고 외부와 소통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