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합작사 등 관계사의 지분을 대거 매입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IBM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삼주시스템서비스, 피엔에스글로벌, 한국아이시스 지분 100%를 취득했다.
전기 말까지만 해도 피엔에스글로벌과 한국아이시스는 한국IBM이 지배력이 없는 관계사였다. 한국IBM은 이들 회사에 대해 각각 3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늘리기 시작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또 한국IBM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던 삼주시스템서비스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 말 잔여 지분(30%)을 매입해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2012년 말까지 전무하던 한국IBM의 완전자회사는 지난해 삼주시스템, 피엔에스글로벌, 한국아이시스 총 3곳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편입된 기업들은 한국IBM과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다. 감사보고서 및 업계에 따르면 삼주시스템은 1994년 4월 합작사로 시작해 컴퓨터시스템 및 관련 기계 운영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다. 유닉스 서버 등 주로 한국IBM의 하드웨어를 유지·정비해주는 사업을 하며 지난해 매출 489억원과 당기순이익 56억원의 실적을 남겼다. 피엔에스글로벌은 하드웨어 재판매와 유지보수를 주 사업으로 하고, 한국아이시스는 통·번역 서비스업체다. 한국아이시스도 지난 1992년 한국IBM 합작 회사로 설립돼 소프트웨어 현지화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툴 개발을 주 사업으로 해왔다.
한국IBM이 관계사와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건 경영효율성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IBM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매출은 정체됐고, 지난해는 영업이익까지 줄었다. 한국IBM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건 최근 5년 내 2013년이 처음이다.
일단 한국IBM은 지분 확보를 통한 관계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모기업과 자회사, 또는 자회사간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도 검토 대상이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그러나 내부 방침을 들어 관계사 지분 확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회사 측은 “한국에서의 투자나 실적 등에 관련해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외국인 CEO를 선임하고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한국IBM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료: 한국IBM 연결감사보고서)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