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케이블 TV사업자인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케이블을 인수·합병키로 하면서 경쟁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인터넷 시장에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지적했다.
인터넷은 미국의 신경망이지만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가 마무리되면 소수 인터넷 업체에 의한 시장 장악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워싱턴 정가의 누구도 인터넷 시장의 독점화를 저지할 의사가 없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케이블 업계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선출직 관리 중 컴캐스트의 막대한 선거자금의 혜택을 보지 않은 인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또 지난주 미 의회가 컴캐스트의 데이비드 코언 수석부사장을 출석시켜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지만 일부 상원의원만 합병에 회의적인 시각을 비쳤을 뿐 나머지는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무딘 질문만 던졌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시장의 독점화 배경에는 일반의 무관심과 지식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인은 정작 미국이 인터넷을 개발했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끼지만 개발과정에 국방부의 막대한 공금이 투입됐다는 사실은 모르며, 스톡홀름이나 서울처럼 인터넷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인터넷 이용료는 이들 지역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미국 평균 인터넷 속도는 도쿄와 싱가포르 대비 10분의 1 수준이며 국제사회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보다도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 가입자 수는 현재 각각 2300만 가구, 1100만 가구로, 만약 양사가 합병하면 미국 인터넷 접속 서비스 시장의 40%, 케이블 시장의 30%를 장악하게 된다.
앞서 시애틀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실리콘밸리 최대 일간지인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 등 미국 유력 언론사는 사설을 통해 컴캐스트의 타임 워너 합병에 대한 반대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