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큼성큼, 한국은 뒷걸음" 한·일 자동차 업계 설비투자 대비

지난해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현대·기아차의 설비투자 규모가 극명하게 대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혼다, 닛산으로 대표되는 일본 완성차 ‘빅3’는 전년에 비해 최대 30% 가까이 늘어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엔저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현대·기아차 설비투자는 15% 이상 줄어 한·일 자동차 업체 간 원가 및 기술 격차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도요타의 지난해 설비투자는 9612억엔(약 9.8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7.4% 증가했다. 혼다도 전년보다 17.6% 늘어난 6542억엔(약 6.7조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닛산의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30% 가까이 큰 폭으로 늘어난 8937억엔(약 9.2조원)을 기록해 규모의 경쟁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내 공장 첨단화와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현지 생산거점 확충에 투자를 집중했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투자는 엔저로 확보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설비투자는 15% 이상 줄어들었다. 양 사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설비투자 합계는 3조5484억원으로 전년(4조1868억원)에 비해 15.2% 감소했다. 최근 신공장 건설 등 설비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중국 합작사(베이징현대·동펑위에다기아)의 설비투자는 제외됐지만, 중국 외 투자는 크게 위축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저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하,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업체도 가격 경쟁력 제고와 함께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위:억엔, 십억원, % /자료:각 사>


단위:억엔, 십억원, % /자료:각 사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