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얼밴드’ 등 피트니스 전용 기기로 시장을 선도했던 나이키가 애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기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내 출시될 애플 웨어러블 기기에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태는 방식으로 시장 포지셔닝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14일 마켓와치,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은 시장조사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나이키가 삼성,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의 격전지가 된 웨어러블 하드웨어 시장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략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나이키는 지난 해 11월 출시한 나이키 ‘퓨얼밴드SE’와 기존 퓨얼밴드 2개 기종을 각각 150달러, 140달러에 판매한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10% 정도이며, 애플 iOS만 지원한다.
피트니스 추적 기능을 갖춘 스마트 밴드 시장은 지난 2013년 기준 3억3000만 달러 규모로 초기 단계에 속한다. 하지만 피트니스 밴드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구글, 화웨이 등 글로벌 IT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자, 나이키 역시 수익성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엔 부담이 커졌고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년 동안 나이키 이사회 임원으로 있었다는 점과 최근 나이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소프트웨어 연구소 ‘퓨얼랩스’를 개소했다는 점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퓨얼랩스는 나이키 디지털 소프트웨어 플랫폼 ‘나이키+’를 기반으로 웨어러블 기기 소프트웨어를 연구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티플니콜라스앤컴퍼니의 짐 더피 연구원은 “나이키의 목표는 단지 퓨얼밴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핵심 상품 영역의 수요를 늘리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애플은 본질적으로 하드웨어 업체고 나이키는 스포츠 사업체”라며 “애플의 하드웨어를 나이키 소프트웨어가 뒷받침해주는 것이 양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