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데이터 폭증은 디지털 마케팅을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꿨다. ‘빅데이터’나 ‘개인화’ 같은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디지털 사이언티스트나 소셜 애널리스트와 같은 새로운 직종이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의 발전과 성장은 새로운 기술과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이전과 전혀 다른 역할이 요구된다. 디지털 시대로의 이행 과정이다. 기업은 고객의 여정을 따라 최적의 시간대에 가장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모바일, 소셜, 웹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작업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에 대한 생각을 현장의 마케터들에게서 직접 들어봤다. 실제 이들이 직면한 변화의 크기는 상당했다. 최근 어도비가 1000명 이상의 미국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 ‘디지털 장애물:디지털 시대의 자기 혁신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마케팅 담당자’에 따르면, 64%의 응답자가 1년 안에 그들의 역할에 실질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81%는 3년 안에 역할 변화가 있을 것이라 응답해 마케팅 분야의 급격한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자기 혁신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었다. 5명 중 2명(40%)은 새로운 역할의 마케팅 담당자로서 자기 자신을 재창조하기를 바랐다.
디지털 마케팅으로의 변화 방향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69%가 ‘모바일’을 꼽았다. 63%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2013년에 비해 올해 이메일과 디지털 분석을 통한 직접 고객 참여 활동을 더 많이 한다고 답했다.
기업 마케팅 활동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으로는 ‘개인화’가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러한 우선순위는 마케팅 조직 내 디지털 분야 인재 필요성 증대로 이어졌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향후 1년간 기업들이 투자할 필요가 있는 주요 역할로 디지털·소셜 마케팅 담당자(47%), 데이터 분석가(38%), 크리에이티브 서비스(38%), 모바일 마케팅 담당자(36%)를 꼽았다.
문제는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조직이다. 새 마케팅 스킬 교육이 부족한 때가 많아 자기 혁신과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해도 실제로 마케팅 전략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마케팅 담당자 개인도 신기술 수용에 다소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는 때가 많았다.
눈앞에 당면한 변화를 잘 알고 있어도 환경적 제약과 개인의 위험 회피적 성향이 현재 자리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행히 오늘날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위험 감수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이상적이고 성공적인 마케팅 담당자로 거듭나기 위해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여겼다. 스스로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미 개인화된 경험 및 데이터의 중요성과 소셜, 웹, 모바일 채널을 넘나드는 마케팅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변화를 위한 위험을 감수할 명분과 의지도 있었다. 이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마케팅의 미래는 디지털이 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성공적인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감지하고 이를 수용해야 한다. 성공을 이끄는 변화와 혁신은 위험을 감수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한 자기 혁신과 진화를 실현하고 마케팅의 미래를 이끌 것인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마케터로 거듭나는 길은 지금 현재의 선택에 달렸다. 먼저 한 발을 내디디기만 하면 된다.
폴 롭슨 어도비 부사장 parobson@ado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