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미국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솔루션이 의무적으로 탑재된다.
16일 로이터에 따르면 북미 무선통신협회(CTIA)가 나날이 늘어가는 스마트폰 도난 사고 및 도난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 기기에 도난방지 솔루션을 선탑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 세계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도난방지 기술 채택에 합의한 것이다.
CTIA가 발표한 스마트폰 도난방지 기술은 스마트폰이 사라져도 주인이 원격으로 기기 정보를 삭제할 수 있다. 애플, 삼성전자, 구글, HTC 등 10개 제조사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4개 이동통신사가 합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CTIA는 이들이 원격에서 개인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 기능을 포함해 제조사별 자체적인 추가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라젠트 CTIA 대표는 “이번 조치는 소비자의 스마트폰과 그 안에 담긴 결제정보 등 귀중한 정보를 보호할 수 있으며 기능의 구동 또한 가장 자연스럽고 편리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연합 소속 에릭 스키더만 변호사는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CTIA의 결정은 소비자의 스마트폰을 보호하기 위한 자발적인 행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라며 “다만 도난사고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추가 조치도 검토돼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주 검찰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해 사용자가 선별적으로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에서 나아가 관련 솔루션의 선탑재를 요구해왔다.
애플의 경우 킬 스위치와 함께 자체적인 추가 보안기능을 제공해왔다. 애플의 ‘액티베이션락’은 사용자가 잃어버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능을 아예 못쓰게 만든다. 화면은 원래 주인의 연락처 정보만 보여준다. 사용자가 원하면 곧바로 재사용이 가능하고, 망 접속 제한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통신사와 협의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고가 기기에 대한 도난 사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스키더만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60만명의 미국인이 스마트폰 도난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발표된 정부의 스마트폰 ‘킬 스위치’ 의무 탑재 방침에 따라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가 오는 2~3분기께 국내 출시되는 제품에 해당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