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과학, 이번주엔]허블우주망원경,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로

지난 1990년 4월 24일, 인류의 우주 관측사에 새로운 혁명이 된 허블우주망원경이 디스커버리 우주왕복선에 실려 궤도에 올라갔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대기가 관측을 방해하는 지구 표면을 벗어나, 우주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한 장비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이 20여년에 걸쳐 제작했다. 완성된 망원경은 우주 팽창이론을 완성한 허블의 이름을 따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지었다. 망원경 전체 길이는 13.1m, 무게는 12.2톤, 지름 4.3m다.

[역사 속 과학, 이번주엔]허블우주망원경,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로

당초 1986년께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1986년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하면서 발사시기가 4년이나 미뤄졌다. 그러다 1990년 4월 24일 오전 8시에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발사됐다.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고, 5월부터 우주 관측을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허블우주망원경이 보내온 사진은 지상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그쳤다. 이유는 망원경의 핵심 장비인 주반사거울이 잘못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대대적인 수리를 결정하고, 3년에 걸쳐 부품을 교체했다. 1994년부터 새로운 장비로 우주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이때부터의 사진은 지상의 사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지구에 설치된 고성능 망원경보다 해상도는 10∼30배, 감도는 50∼100배 뛰어나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수많은 우주의 신비를 밝혔지만, 무엇보다 허블상수를 정확하게 구함으로써 우주의 나이를 밝혀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허블상수는 우주의 팽창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허블우주망원경 이전에는 우주의 나이를 100억년에서 200억년 사이로 추산했다. 하지만 허블우주망원경을 허블상수 값을 높은 정확도로 구했고, 이를 통해 우주 나이가 137억년이라는 것을 계산해냈다.

이밖에 여러 원시 은하의 모습을 관측하고, 100억년 전 최초의 은하가 탄생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또 1994년에는 혜성이 목성과 충돌하는 순간의 영상을 포착했고, 모든 은하 중심에 초거대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도 알아냈다.

허블망원경은 수명이 10년 정도로 설계됐지만 여러번의 수리와 부품 교체, 첨단 장비 장착으로 수명이 계속 늘어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