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간정보 산업 진흥을 위해 법률을 개정, 관련 기관 기능을 대거 조정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로 명칭을 변경하는 대한지적공사는 공간정보 산업진흥을 위한 핵심 연구개발(R&D)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공공기관으로 전환, 브이월드 운영에 전념한다.
국토교통부는 국가공간정보에 관한 법률, 공간정보산업진흥법,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등 3개 공간정보 관련 법률 개정안이 지난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 금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다고 20일 밝혔다. 공간정보 관련 기관의 기능을 대거 통합·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은 법사위를 거쳐 이르면 5월 공포된다. 시행은 공포 1년 후부터다.
국가공간정보에 관한 법률은 국가공간정보에 관한 기본법으로 개정된다. 이 개정안에 따라 대한지적공사도 한국국토정보공사로 바뀐다. 향후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공간정보 관련 기술 R&D와 표준화 등 공적기능을 대거 강화한다. 공간정보 산업을 확대하기 위한 체계 구축도 맡는다. 반면 그동안 수행했던 일반 측량은 법으로 금지, 더 이상 수행하지 않는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국가 건설사업의 시행 역할을 하는 것처럼 공간정보 사업의 시행을 수행한다. 실제 측량과 시스템 구축 등은 민간사업자가 수행하도록 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속적으로 공간정보 시장을 키우고, 측량업체와 공간정보 IT업체가 사업을 수행해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법을 개정, 민간기관인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한다. 법적 설립근거를 마련, 정부 사업을 위탁 수행하도록 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의 핵심 업무는 국가 공간정보 오픈플랫폼인 ‘브이월드’ 운영이다. 브이월드 구축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운영기관으로 브이월드 관련 기획·운영·활용 등 모든 것을 주도한다. 공간정보 융·복합 관련 창업 지원과 인재 양성 사업도 담당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역할이 모호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은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고 대한측량협회와 한국지적협회를 공간정보산업협회로 통합한다. 개별적으로 존재해 측량과 지적이 융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통합 협회가 출범하면 측량·지적 융·복합 사업을 적극 창출할 수 있다. 공간정보산업협회는 국토교통부 지원 기관이다.
해외진출에 대한 기능도 일부 조정해 국토교통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지적공사가 지원을 맡는다. 지적공사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 기반으로 공간정보 사업의 수주 정보, 기술과 시장 동향 등을 공유한다.
국토부는 오는 5월까지 공간정보 산업 진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이다. 박무익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은 “그동안 공간정보 정책이 인프라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실제 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정보 관련 주요 법률 개정(안) 내용 / 자료:국토교통부>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