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컬러필터의 핵심 원료인 ‘컬러 밀베이스’ 국산화가 최근 들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업체들이 정리되고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곳이 살아남아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다. 그동안 일본 기업이 장악해 왔던 컬러 밀베이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 간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잉크 전문 업체 알파켐이 컬러 밀베이스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컬러 레지스트 업체와 품질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기존 프린팅 잉크 재료 사업에서 나아가 지난 5년 전부터 전자재료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컬러 밀베이스가 첫 번째 성과물인 셈이다. 알파켐은 프린터 잉크 기술력을 컬러 밀베이스 시장에 그대로 적용, 고품질의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네패스의 자회사 이리도스도 지난 2010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지난해 전체 매출 135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컬러 밀베이스 사업에서 거뒀다. SKC하스도 올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천안 공장의 생산설비도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컬러 페이스트 사업에 속도를 내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1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지만 성적은 신통찮았다”며 “현재 남아 있는 업체와 신규 진입 업체는 높은 기술 장벽을 극복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밀베이스는 LCD의 핵심 소재인 컬러 레지스트의 원료 비중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아직 국산 제품 점유율은 20%가 채 되지 않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30%대를 넘어 설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쿠니색소, 도요잉크 등 일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해왔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컬러 레지스터 업체들이 원가 절감 등을 위한 목적으로 국내 제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소재 전문업체들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진다면 소재 자립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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