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 간 연동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이 회사는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 진영을 모두 지원하는 ‘쌍끌이 전략’을 펼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경쟁 완성차 업체보다 발 빠른 행보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가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에서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신모델을 연말께 출시할 계획이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구글의 ‘GPM(Google Projected Mode)’을 적용한 차량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1년 내에 모든 스마트폰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간 연동을 지원하는 셈이다.
애플 카플레이는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부터 적용된다. 카플레이는 아이폰을 차량에 연결해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등의 특화된 스마트폰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뉴욕모터쇼에서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신형 쏘나타를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GPM은 올해 초 결성된 ‘OAA(Open Automotive Alliance)’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아우디, GM, 혼다와 함께 OAA에 참여한 4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다. GPM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능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세부적인 스펙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대·기아차는 구글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향후 1년 안에 애플 카플레이어에 이어 GPM까지 선도적으로 적용하는 완성차 업체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며, 이 분야에서 선두권 업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스마트폰 연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검색,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재생 등 다양한 스마트폰 기능을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신형 쏘나타를 비롯한 볼륨형 모델에 이어 고급 세단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향후에는 단일 모델에서 두 가지 스마트폰 연동을 모두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연내 미국에서 출시되는 신형 쏘나타에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은 맞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연동 개발 계획과 적용 모델 등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