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음악극, 뮤지컬을 넘나드는 전방위 예술가 이자람이 이끄는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지난 17일 새 앨범 ‘크레이지 배가본드’를 발매했다. 이자람은 말 그대로 전방위 예술가다. 판소리 아티스트로서 10대 때 심청가를, 20세에는 춘향가를 완창 하여 기네스북에 오르는 등 발군의 재능으로 주목 받았다.
새 앨범에서는 천상병 시인의 작품 중에서 이례적으로 영어 제목이 달려 있는 시를 타이틀로 선택했다. ‘천상병’에 대한 독자적 해석을 선보이겠다는 이자람 밴드의 욕심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앨범의 백미는 마지막 트랙이자 이 앨범의 타이틀인 ‘은하수로 간 사나이’다. 천상병의 ‘은하수에서 온 사나이’ 중 한 대목을 끌어와 4분 30초 동안 풀어낸 이 노래는 이자람의 유려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서정성이 충만한 노래를 들려준다.
첫 곡 ‘동창’에서 천상병의 시를 영역한 판본으로 첫머리를 여는 것에서부터 밴드가 의도한 의외성을 느낄 수 있다.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기조가 조문호 작가와 고 김종구 기자가 찍은 천상병 시인의 생전 사진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표지의 디자인도 이번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