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주요 부품업체 6개사의 수주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엔을 돌파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품 시장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도 수주액이 빠르게 늘고 있어 최대 수주액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닛케이신문은 지난해 일본 주요 부품업체 무라타제작소, TDK, 교세라, 일본전산, 닛토덴코, 알프스전기의 수주액 합계가 4조3000억엔(약 4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이번 최대 기록 경신은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2년 대비 38.4% 늘어나 10억대를 돌파했다. 경쟁력있는 소형·고기능 제품에 강한 일본 부품기업들은 삼성전자, 애플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용 초소형 콘덴서 강자인 일본 무라타제작소는 지난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약 25% 늘어난 8600억엔(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TDK도 약 9800억엔(약 9조9000억원)으로 2012년 보다 10% 확대됐다. 알프스전기는 수주액이 전년 대비 무려 30%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교세라와 일본전산은 지난해 자동차용 전자부품 사업 호조에 힘입어 수주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교세라는 자동차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며 전년 대비 10% 늘어난 8200억엔(약 8조3000억원)을 수주했다. 일본전산은 충전식 하이브리드 자동차 증가와 환경·안전 규제 강화로 차량 한 대 당 부품 비용이 늘어나며 전체 수주액이 전년보다 25%나 급증하며 8800억엔(약 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부품회사들의 올해 성장세는 더욱 주목된다. 지난 1분기 수주액은 1조800억엔(약 1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나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거래는 올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도 계획돼 있어 여름부터는 본격적으로 부품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주춤하고 있는 미국 등 기존 주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을 감안할 때, 올해 부품업계 실적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장이 줄며 부품 공급도 5~7%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지난 2008년부터 매 분기 자체 조사한 주요 부품업체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