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탄력받는 ‘해외직수출’ 활성화 과제는

[ET단상]탄력받는 ‘해외직수출’ 활성화 과제는

직구(직접구매) 시장이 주목을 받는 요즘 역직구에 대한 관심도 높다. 외국인이 한국 사이트를 방문해 쇼핑하는 것을 뜻한다. 얼마 전 대통령의 “별그대 해외 팬들이 천송이 코트를 국내 쇼핑몰에서 살 수 없다더라”는 발언 이후 급격하게 주목을 받은 단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역직구가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는 ‘해외 직수출’이라는 좀 더 넓은 개념으로 확대해야 한다. 국경 없는 글로벌 IT시대에 한국 내 외국인 소비 진작은 물론이고 외국으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기도 해야 하는 터다.

중소기업과 소상인들도 해외 직수출을 통해 시장·수요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이 유통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수출 성장세가 미국·유럽과 러시아,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제3세계 국가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이베이 글로벌망을 통해 수출이 잘 된 상품 10선 중 산업용품이 꼽혔는데 여기에는 한국산 전기전자부품과 반도체, 치·의료기기 등이 포함됐다. 천송이 코트 같은 소비재뿐 아니라 산업재 수출의 창구로 온라인 수출을 국내 중소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전 방위 산업군으로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해외 직수출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몇 가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장 큰 발상의 전환은 ‘온라인 수출도 수출’이란 점을 인지하고 B2B 위주의 수출 시스템을 B2C 소량 수출도 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옷 한 벌, 액세서리 하나를 판매하는 영세 판매업체도 수출역군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기존 톤 단위로 수출하는 B2B 수출에 맞추어 설계됐던 수출 절차를 소액·소량 수출에서도 쉽게 처리 가능하게 바꿔야 한다.

수출을 하려면 세무, 수출실적 신고, 외국어 가능한 인력 고용 등 다양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들 판매 업체 대부분이 중소 영세업체며 인터넷이 아니고는 수출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원스톱으로 수출 처리가 가능한 영세상인용 전용 수출관리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개별 영세 상인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힘들다면 민간 도우미를 적극 활용하고 지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국산 브랜드의 해외 상표권 등록이라든지 중국 판매자와의 배송료 경쟁 어려움, 수출용 상품설명서 제작 지원 등 매우 다양한 도움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함께 민간 부문의 전문 노하우를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요즘 온라인 직수출시장에선 용감한 20대 형제 스토리가 유명하다. 이들 형제는 우리 귀에도 생소한, 보기에는 꼭 선인장처럼 생긴 관상용 다육식물 ‘하월시아’를 키워 지난해 단, 5개월 동안에만 6000만원어치를 수출했다. 이 형제는 농원에 찾아온 한 중국 관광객이 화분 하나를 애지중지하며 200만원에 사가는 것을 보고 해외 수출을 결심했다.

오프라인 농원과 매장이 있으나 수출비중이 최고 80%에 이를 정도다.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아제르바이잔, 트리니다드토바고 등 다양한 국가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오프라인 수출로는 이런 취미 용품과 같은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품이 수출 한류의 중심에 서기도 하는 다이내믹함, 그것이 해외 직수출의 잠재력이다.

이미 곳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발굴해 수출한국의 명예를 높이고 있는 작지만 강한 수출 역군들의 짐을 덜어주고, 더 많은 중소상인이 세계 곳곳의 온라인 마켓에서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상품, 특유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해외 직수출’ 확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국경간전자상거래사업실장 yona@e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