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에게 듣는다]<6> 피터 뤼스홀트 한센 주한 덴마크 대사

“덴마크를 떠올리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바로 생각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전문화된 기술을 개발한 혁신 기업이 많습니다.”

흔히 덴마크하면 낙농국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우유, 치즈 등이 유명한 낙농산업 강국이다. 하지만 ICT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피터 뤼스홀트 한센 주한 덴마크 대사(63)는 세계 ICT 산업에서 활약 중인 덴마크에 대해 설명했다.

[대사에게 듣는다]<6> 피터 뤼스홀트 한센 주한 덴마크 대사

그는 “덴마크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의 가전회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등 기술 개발에 강하다”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 e헬스,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소기업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새롭고 전문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 기업들을 많이 보유했다. 고급 오디오 제품으로 유명한 음향 업체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을 비롯해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마일스톤 시스템즈(Milestone Systems) 등이 대표적이다.

덴마크는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을 바탕으로 ICT 산업 발전 방향을 구축 중이다. 정부는 ICT 산업 성장을 위한 전문 기관도 설립했다. 12명의 자국 비즈니스 리더와 ICT 전문가들이 활동 중이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ICT 산업 성장을 촉진시키고 취업률도 높인다는 목표다.

각국 대사관 역시 해외 기업과 자국 기업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해 양국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간 파트너십 체결과 협력을 위해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다양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한센 대사는 “주한 덴마크 대사관과 이노베이션 센터는 한국 기업들과 자국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덴마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ICT 성장 전략이 완성되면 대사관과 이노베이션 센터의 업무는 더 구체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풍력, 태양열 발전과 같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등에도 관심이 크다. 지난해 9월에는 오는 2020년까지 90억크로네(약 1조7000억원)를 들여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0월에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녹색성장포럼도 개최했다. 서울에 기반을 둔 세계 녹색성장 후원단체인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주최하는 행사다.

에너지 등 분야에서 덴마크와 국내 기업의 협력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덴마크 기술대학교는 한국과학기술대학(KAIST)과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공동 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부 덴마크 기업들은 이미 국내 기업과 공동 R&D를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이노베이션 센터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최첨단 연구시설이 알려진 덴마크에는 글로벌 ICT 기업들도 대거 R&D 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경쟁력을 지닌 ICT 인프라 때문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덴마크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덴마크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부터 시장 출시까지 간격이 짧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런 환경 덕에 저비용으로도 단기간 내 제품을 조정·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덴마크 기업들은 ICT 환경의 이점을 살려 보안, 전자정부, 음향 분야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IT기업 KMD도 시스템 개발 업체다. 회사는 덴마크 복지를 지원하는 400개 이상의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한다. 덴마크 전자정부 개발 등 공공부문 디지털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센 대사는 “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덴마크 기업들은 규모가 작은 만큼 해외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주한 덴마크 대사관과 이노베이션 센터는 덴마크 기업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을 잇는데 노력해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피터 뤼스홀트 한센 주한 덴마크 대사 약력

△1951년 덴마크 출생

△1978년~1980년 덴마크 외교부 비서

△1980년~1983년 덴마크 외교부 부서장

△1983년~1987년 UN 영구미션 수석비서

△1987년~1989년 덴마크 외교부 부서장

△1989년~1992년 주인도 덴마크 대사관 조언가

△1992년~1994년 주남아공 덴마크 대사관 조언가

△1994년~1998년 덴마크 외교부 부장

△1998년~2001년 주탄자니아 덴마크 대사

△2001년~2004년 덴마크 외교부 차관

△2004년~2010년 주베트남 덴마크 대사

△2010년 주한 덴마크 대사 부임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