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베트남에서 많이 팔린 이유는?”
애플 제품의 매출 성장률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8일 로이터는 애플의 실적발표 자료를 인용해 베트남에서 2014 회계연도 상반기(2013년 10월~2014년 3월) 애플 매출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베트남 판매액은 전년보다 세배 뛰어 올랐다. 1~3월 아이폰 판매도 전 분기 보다 두배 이상 급증했다.
그간 베트남은 주목받는 나라가 아니었다. 로이터는 “베트남은 애플의 금융 애널리스트 대상 브리핑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던 나라였다”며 “하지만 이번 콘퍼런스에서 시장 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거시 경기를 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다. 베트남 경기는 2009년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 기업이 줄줄이 문 닫는 지경이다. 베트남의 평균 연봉은 2000달러(약 207만원) 이하다.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약 1550달러(약 160만7970원)로 알려졌다. 로이터도 “아이폰 가격이 베트남 평균 1인당 소득(gross per-capita income)의 절반에 이른다”고 비교했다.
결국 베트남 국민의 아이폰 사랑은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에 기인한다고 로이터와 테크인아시아는 분석했다. 23세의 아이폰 구입자 팜미린 씨는 로이터에 “아이폰 가격은 내 두 달 월급을 더해도 안된다”며 “하지만 나는 아이폰이 있어야 하며 아이폰을 들고 있을 때 친구나 동료에게 더 자신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스마트폰 판매상도 “사회적 지위에 대한 갈망이 애플 제품 판매를 이끌고 있다”며 “제품 가격 인하와 결제 프로그램이 대부분 도시 근로자 월급을 넘는 가격의 스마트폰을 사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테크인아시아는 IDC 분석을 인용해 파트너십 전략도 주효했다고 지적했다. 애플 프리미엄 총판 역할을 한 FPT는 전체 아이폰 출하의 70%를 팔며 선전했다. 비에텔과 비나폰 등 통신사 판매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수혜는 애플 뿐 아니라 HTC와 삼성전자도 입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애플 짝퉁도 덩달아 잘 팔린다. 겉으로 보기에 진짜같은 가짜 아이폰은 95달러(약9만8500원)에 불과하지만 불티나게 팔린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스마트폰 성장세가 빠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GfK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서 판매된 휴대폰 중 77%가 스마트폰이었으며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135% 늘었다. 태블릿PC 판매량도 250% 늘었다. 테크인아시아는 “지난해 베트남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760만대로 전년보다 89% 늘었으며 이같은 성장세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젊은층, 기술 애호가 층이 뒷받침한 스마트폰 급성장세는 세계 최고 다운로드 횟수 게임 중 하나인 ‘플래피 버드’ 앱을 탄생시킨 스타트업을 키워내기도 했다. 베트남은 두 대도시에 1500만명의 인구가 모여있고 인터넷 사용자는 나라 인구 9000만명 중 단 3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30세 이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