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전기 만든다…KETI·서울대 공동 개발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이나 가정 생활용수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전자부품연구원(KETI) 디스플레이융합연구센터와 김연상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불규칙한 물방울의 흔들림을 이용해 전력을 만드는 ‘물방울 움직임 능동형 전력 변환 소자’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물방울 움직임을 활용한 전기 에너지 변환 개념도>
<물방울 움직임을 활용한 전기 에너지 변환 개념도>

물방울이 전하를 지닌 표면에 접촉할 때 발생하는 전하의 변동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 회수하는 기술이다. 물 한 방울의 움직임으로 최대 0.42㎽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샤워기로 물을 흘려보낼 경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칩 2~3개를 밝힐 수 있다.

이 기술은 물방울의 상하 움직임을 활용하는 기존 압전 소재 기반 에너지 수확 소자와 달리 흐르는 형태의 움직임도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빗방울은 물론이고 가정 생활용수, 수돗물 등을 다양하게 에너지 수확 소자로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 수확 소자는 유리 원판 위에 유전체층(Dielectric Layer)과 전극을 비롯해 물에 섞이지 않는 성질을 지닌 소수성층(Hydrophobic Layer) 등을 겹쳐서 제작한다. 이 기술은 지난 15일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케미스트리 월드’에 소개됐다.

KETI는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 여부 등을 타진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 권순형 KETI 책임연구원은 “개발 초기부터 상용화를 연두에 뒀다”며 “에너지 수확량을 늘려나가는 쪽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상 서울대 교수는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과 연관된 기술로 창문·지방에 떨어지는 빗방울과 가정에서 버려지는 생활용수에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