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마하경영](https://img.etnews.com/photonews/1404/557177_20140428162151_549_0001.jpg)
콩코드는 미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가 손잡고 개발한 비행기다. 끊임없이 다투던 양국이 뭉쳐 콩코드(Concord 화합·일치)라고 명칭을 정했다. 1969년 처음 ‘마하’ 속도를 넘어섰고, 1976년 마하 2.2 속도로 상용화했다. 8시간이 소요되던 런던~뉴욕 간 비행시간을 세 시간 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콩코드는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날렵한 설계로 정원은 100명 정도에 그쳤다. 두 배 이상 연료를 소비해 탑승료는 무려 1600만원(런던~뉴욕 편도 기준)에 달했다. 2003년 10월 24일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착륙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마하경영’이 끊임없이 회자된다. 비행기가 음속(1마하)을 돌파하려면 엔진·소재·부품 모두 바꿔야 하는 것처럼,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 정체와 함께 위기론이 나오는 삼성전자에 ‘위기 경영의 대가’인 이 회장이 던진 일종의 처방전이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S5 출시 전후 삼성전자를 보면 이 회장이 주문한 마하경영이 이런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과도한 마케팅 해프닝, 출시를 앞두고 불거진 ‘언론 길들이기’ 비판 그리고 무상 교환으로 이어진 ‘카메라 결함’ 등. 뭐 하나 쉽게 넘어갈 사안들이 아니다. 특히 출시 2주 만에 불거진 카메라 결함은 마하경영과 품질경영이 엇박자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콩코드 여객기는 음속(마하)을 넘어설 때 매우 큰 소음과 함께 공해가 심각한 문제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연 생태계 파괴 비판이 나왔다.
마하경영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만큼 삼성에는 중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도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뒤돌아봐야 한다. 이를 간과하는 순간 콩코드 여객기처럼 ‘음속 돌파’에 성공하고도 실패할 수 있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김준배 전자자동차산업부 차장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