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급 위기 등 비상 때에만 가동하던 한국전력의 ‘워룸(종합상황실)’이 상시 운영체계로 전환한다. 기존 송·변전망(계통)은 물론이고 배전망까지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한다. 전국 단위 배전망 감시 시스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은 오는 10월 본사 이전과 동시에 종합상황실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서울 삼성동 사옥 지하 2층에 있는 기존 종합상황실은 전력수급 위기나 재난 때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새로 추진하는 종합상황실은 본사 내 계통운영센터 송·변전 감시시스템과 지역별 사업소 배전 센터에서 관할하던 배전망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합했다. 765㎸ 특고압 송전선로부터 동네 전주 위 전선까지 한 번에 감시하는 것이다.
전국에 설치된 선로 중 하나라도 고장 구간이 발생하면 알림과 동시에 해당 지역 상세화면이 뜬다. 본사와 지역사업소 베전센터가 공조해 기기적으로 제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장구간을 분리해 정전지역을 최소화한다. 이 후 지역사업소 운영실 한전 전기원이 지역 공사업체와 출동해 해결한다. 광역 정전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종합상황실에서 모든 정보를 취합해 지휘한다.
광역 정전은 물론이고 지역 단위 정전까지 본사에서 직접 통제가 가능해 초동 대응이 빠르다는 게 이점이다. 지금까지 배전망은 지역사업소에서만 관리해 일괄 지휘하기 어려웠다.
한전은 이를 위해 최첨단 지능형 ICT 시스템을 구축했다. 변전자동화시스템(SCADA)과 배전자동화시스템(DAS) 업그레이드 작업과 거미줄처럼 얽힌 배전망을 감시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다.
상황실 규모와 인력도 늘렸다. 계통운영센터 2명에 배전망 전담요원 2명을 추가로 배치해 4명이 3교대로 근무한다. 최대 26명까지 근무할 수 있다. 전력수급위기와 자연재해가 동시에 발생하면 근무인력이 동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센터 규모를 확대했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내부 구성도 기존 단층 형태와 달리 복층식으로 설계했다. 모든 근무자가 전면 상황판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오는 8월까지 새롭게 이전하는 나주 본사 지하 1층에 설치할 예정이며, 10월 한전 입주와 동시에 가동된다. 투자 예산은 20억원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난과 전력수급 불안정 등 위기상황을 총괄 관리하기 위한 상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중단 없는 재난 위기 상황관리체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종합상황실과 신사옥 종합상황실 비교>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